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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 종목 분석

존리 대표의 책 엄마 주식 사주세요.

 

존 리 대표의 책 엄마 주식 사주세요.

 

요즘 유튜브 채널에서 핫한 사람을 한 명 꼽아 보라면 메리츠 증권사의 회장인 존 리를 들 수 있다. 그의 장기 투자 방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었고, 이는 최근의 동학 개미 운동이라고 일컫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주식 구매 열기에 한몫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 

 

얼만 전 텔레비전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데 꽤 알려진 중년 여성 연예인이 출연했다. 그분은 자신의 며느리가 너무나 착하고 사랑스럽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나를 경악하게 했다. 며느리가 "주식투자 같은 것을 하지 않아서" 너무 예쁘다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출연자들도 아무런 문제 없이 동의하더라는 것이다.

 

존 리 대표는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한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주식하면 패가망신이라는 프레임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서민층을 지배하고 있다. 한집 건너 한집이 주식투자를 잘못해서 망한 경우고 부동산 많이 필승이라는 등등. 아무튼 주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꽤나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당시는 미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라 그 장면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후 사람들을 만나 보면서 대부분이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한국이 노후 준비에 얼마나 소홀한지도 알게 됐다. 심지어 경영학 교수나 증권 방송에서 일하는 앵커들 중에서도 주식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정부조차도 주식은 위험한 것이라며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이 심각할 정도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이 이정도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주식투자 방법이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깝고 도박적 측면이 강한 이유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어려서부터 금융 교육을 하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주식투자를 거의 도박처럼 여긴다. 중독이니 폐인이니 패가망신할 일이니 하는 말까지 공공연히 한다.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가계 자산도 상당히 특이한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한국인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부동산이다. 어떤 전문가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많은 돈을 엉덩이 밑에 깔고 있다." 고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딱 맞는 표현이다.

 

자산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부동산으로 70%를 훌쩍 넘는다. 미국은 30% 수준이니 그 두배도 더 된다. 그렇다면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들은 어떻게 구성되어있을까? 한국은 현금 예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주식 채권 펀드에 투자된 자산은 20%도 안된다. 이에 비해 미국은 현금 예금이 10% 수준이고 주식 채권 펀드의 비중이 60%를 넘어 압도적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금융 교육을 철저히 받는 미국인들은 왜 그렇게 위험한 곳에 많은 돈을 넣어두고 있을까? 한마디로 답한다면,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가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평범한 사람이 자본가가 되려면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주식투자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돈의 어원에 대해 천하를 돌고 돈다 는 데서 온 것이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다시 생각해봐도 참 그럴싸한 말이다. 돈은 원래 돌고 도는 것이고, 돈이 돌고 돌아야만 끊임없이 재생산이 일어난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거나 자기 사업을 통해 결제를 받으면, 그 돈을 그대로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은 없다. 먹거나 입거나 자는데 일부를 쓰고, 배우거나 놀거나 문화생활을 하는 데도 일부를 쓴다.

 

우리나라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일본의 전철을 밟아 장기 침체로 들어설 것인가, 미국과 같은 길을 걸어 금융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인가의 양 갈래 길이다. 후자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주식 투자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떨쳐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