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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책리뷰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제목이 튀어서 집어 들었다. 서점에 들어갔을 때 눈에 띄는 제목이 있으면 한 번쯤은 시선이 더 가곤 한다. 최근의 자기 개발서의 특징을 찾아보자면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싫으면 싫은 티를 내며 괜찮은 척하지 않으며 자존감을 키워 나가는 것 같다. 이 책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도 그런 종류의 책이다. 첫 장의 제목부터가 가끔은 이기적이어야 한다.이다. 

 

중대한 걱정거리라고 하기엔 좀 뭣하지만 가슴에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남편은 제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봅니다. 제 쪽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반대만 하지요. 얼마 전 너무나 시골로 이사를 하고 싶어서 남편에게 의견을 말했습니다. 새로 이사 갈 고장은 지금 사는 곳보다 훨씬 자연환경이 좋고, 문화적인 향유도 맘껏 누릴 수 있는 곳이랍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다 결혼해서 출가한 상태이고 별달리 반대할 이유도 없는 데 남편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요. 만약 남편이 똑같은 상황에서 먼저 시골로 갈 생각을 했다면 남편을 이사를 감행했을 겁니다.

 

이 편지에 대해 답장을 한 지 얼마 후, 부인으로부터 소식을 들었다. 내가 가르쳐 준 대로 행동했더니 그렇게 고집 피우던 남편이 이사에 동의하더라는 것이었다. 편지의 내용은 단지, 남편의 비뚤어진 성격을 역이용하라고 알려준 것뿐이었다.

 

남의 의견에 일단 심술부터 부리고 보는 사람, 우리 주위엔 의외로 이런 유형이 많다.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지나친 나머지 무조건 상대방의 말을 묵살하거나 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게 편지를 보낸  여성 또한 남편의 비뚤어진 성격을 고쳐보려고도, 저항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남편의 성격은 억센 잡초처럼, 악랄한 독버섯처럼 더 성장하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대안 중에 한 가지를 골라 상황을 바꿔보라고 권했다. 

 

-이기주의자 남편의 희생자로 끝까지 사는 것

-이혼을 요구하고 헤어지는 것

-남편을 다루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

 

저자는 대체 어떻게 말했길래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을까. 이 내용까지 봤을 때 궁금함이 더 커진다.

 

나는 50대 후반의 중년부인에게는 세 번째 방법이 당장 손쉬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사를 했을 때 남편에게 이득이 되는 장점들을 부드럽지만 끈기 있게 말하라고 권했던 것이다. 과연 부인은 남편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사의 좋은 점에 대해 말했고, 남편은 더더욱 시골이라면 넌더리를 낼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시골로 이사할 생각을 포기했다고 선언하자, 도리어 이사를 가자고 나선 것이다.

 

사실 이 대목에서 조금 실망을 했다. 아내가 이사할 생각을 포기했다고 선언하자 도리어 이사를 가자고 나섰다.. 사람을 너무 바보 취급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인간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데..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상대방에 맞추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되, 상대방의 성향을 잘 파악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솔루션이라고 해서 준 내용이 고장 포기를 선언한 뒤 청개구리 같은 승복이라니. 조금 어이없긴 했다.

 

세상에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생을 위협하는 문제들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공통된 원칙이 있다.

어떻게 하면 전체 상황을 바꿀 쑤 있을지 알게 될 때까지 처음 한동안은 곤란한 상황에 의식을 집중하지 마라.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지라도, 나 스스로가 변하는 순간 우주가 변한다.

오노레 드 발자크의 명언이다.

 

인생을 살아갈 때 좀더 뻔뻔하게 살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